조문은 갈 때마다 조심스럽고 혹시나 예의에 어긋날 까봐 걱정스럽습니다.
결혼식 같은 경사야 좀 실수하더라도 금방 잊혀지지만, 문상 같은 조사에서는 실수 잘못 했다가는 두고 두고 안 좋은 기억으로 남습니다. 아래 글을 확인하시고 조문시 예절을 완벽히 마스터 하시길 바랍니다!
장례식 상가집 복장
검은 색 양복을 입는것이 아무래도 가장 무난하겠지요. 그렇지 못하다면 짙은 네이비나 검은색, 회색 계통의 양복도 무방합니다. 와이셔츠도 색깔이나 줄무늬가 들어간 것 보다는 흰색이나 검은색/회색 계통의 단색이 좋겠습니다. 검은색 넥타이가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없으면 노타이도 괜찮습니다. 검은색 양말과 검은색 구두/신발을 신으면 가장 좋겠습니다.
겨울에는 위에 검은색/네이비색 계통의 코트를 입고가서 입은 그대로 조문하면 굳이 위에 정장 자켓을 입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장갑이나 목도리는 미리 벗어두고 조문하도록 하세요. 마찬가지로 여름에는 검은색 계통 여름 정장이 없으면 검은색 바지에 흰색계통 셔츠나 카라가 있는 무채색 피케셔츠를 매칭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검정색 상의에 무채색 계통의 치마나 바지를 입는것이 좋은데, 치마의 경우 무릎을 덮는 길이여야 합니다. 검정계열의 구두에 스타킹이나 양말을 신어서 맨발이 보이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핸드백도 검은색이나 화려하지 않은것이 좋고, 되도록이면 색조화장도 피하는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공통적으로 화려한 장신구나 향수, 너무 번쩍이는 시계, 반지, 팔찌, 목걸이류는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문 문상 순서
1.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입구에 조의금 봉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비치되어있습니다. 빈소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2. 빈소에 도착하면, 입구에 있는 방명록을 작성합니다. (빈소 입구에 들어가면서 상복을 입은 분들이 계시면 가볍게 목례를 합니다.) 장례식마다 구조가 다른데, 입구에 안내자가 앉아있고 방명록을 씀과 동시에 조의금을 받기도 하고, 최근에는 도난사고가 많다보니(입구에 안내자를 상시 배치할 수 없는 경우), 입구에는 방명록만 있고 조의금 함은 빈소 안에 있기도 합니다.
3. 빈소 내부로 들어가면서 상주와 가족들이 도열해 있는데, 그들을 향해서 가볍게 목례를 합니다. 영정 앞으로 나아가서 헌화, 또는 향을 피웁니다.
헌화 할때는 옆에 꽃혀있는 국화를 두손으로 들고 영정 앞에서 잠깐 예를 갖춘뒤 영정 앞에 바칩니다.
(꽃 방향에 대해서 말이 많습니다만, 꽃봉오리를 영정쪽으로 놓는게 맞습니다. 성균관 전례연구위원회에서는 고인에게 향기를 드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꽃이 영정 쪽으로 가는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향은 홀수개, 즉 1개 또는 3개를 피워져 있는 촛불로 불을 붙이고, 불은 입으로 불어서 끄지말고 가볍게 흔들거나 왼손으로 부채질 하는 방식으로 끄십시오. 그런 다음에 향이 꽂혀있는 분향대에 같이 꽂습니다.
4. 영정 앞에서 두 걸음 정도 뒷걸음 쳐 물러나서 영정 앞에서 두 번 절합니다. 절을 너무 빨리 하지마시고, 엎드린 자세에서, 천천히 하나, 둘, 셋 정도 세고 일어서면 적당합니다. 영정 앞에서 절 할때 손의 위치에 대해서도 항상 헷갈리는데,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여자는 왼손이 위로 가야 합니다. (명절 세배할 때는 반대이겠죠!)
기독교 신자들은 같은 위치에서 절 대신에 조용히 묵례, 즉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약 10초가량 서서 있으면 됩니다. 속으로 가족에게 위로와 평안이 있으시길 기도하시면 되겠습니다. 좀더 예를 갖추고 싶으시면 절하는 대신에, 영정 앞에서 무릎꿇고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엎드리지는 말고) 기도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기도가 끝난 뒤 일어나서 영정 앞에 목례를 하는것으로 마치면 됩니다.
5. 고인에게 예를 갖춘뒤, 왼쪽으로 돌아서 상주와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해야 합니다. 서로 한번 절을 합니다. 절하고 일어나서 가볍게 목례를 합니다. 그러고 나면 상주, 또는 유가족 중 나의 지인이 조문 와줘서 고맙다는 둥 인사를 하면서 가족들에게 소개를 할 수도 있습니다. 소개 받는 사람이 홀로 되신 부모님이나 형제들 일 경우가 많으며 오늘 처음 뵙는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에게 하는 인사말은 아래에서 다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기독교의 경우, 유가족에게 절을 안한다고들 하는데, 사실 절을 해도 무방합니다. 그냥 서로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비기독교인 유가족이 우물쭈물 할때가 많습니다. 그럴때는 그냥 절을 해버리면 유가족도 따라서 절을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기독교이지만, 기독교의 교리나 교회법에서 사람끼리 절을 금지하는 법은 없습니다.
6. 빈소를 나가기 전에 조의금을 조의금함에 넣든지, 식사를 하는 중에 잠깐 가서 넣어도 무방합니다. 대개는 인사를 나누며 유가족에게 이끌려서 식사 테이블로 이동하기 때문에 조의금은 나중에 눈치봐서 빈소에 가서 다시 넣으시면 됩니다.
유가족에게 건네는 인사말, 위로의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울고 계시거나 슬픔에 잠겨계신 유가족분들 앞에서 뭐라 말을 해야할지 잘 생각이 안날때가 많습니다. 대개는 몇년만에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에 반갑기도 하면서 안부도 묻고 싶고 하지만 첫마디를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처음 만나는 유가족의 가족들을 대할때 뭐라고 말해야할지도 어색합니다.
1) 오랜만에 만났다고 "안녕하세요?" "잘지내셨죠?" 이런말은 적절치 않습니다.
2) "어떻게 돌아가셨나요?" 먼저 돌아가신 경위를 묻는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사실 상주들은 똑같은 이야기를 이미 수십번 했기 때문에 반복하기가 힘들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답변하기 곤란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유가족이 자연스럽게 먼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으면, "아이고.. 어머님이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왜.." 라며 의문아닌 의문같은 말을 던지는것이 자연스럽긴 합니다.
3) "호상이네요" "편안하게 돌아가셔서 다행입니다." 같은 말은 아무리 호상이어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좋은곳에 가셨을 거라 믿습니다." 이런말을 먼저 건네면,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답변이 나올겁니다.
5) 조문을 마치고 돌아갈때는 "장례절차 잘 치르시고 아무쪼록 마음 잘 추스르시길 빕니다" "부디 힘내시고 몸 상하시지 않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혹시나 제가 도울일이라도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같은 말로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워낙 경황이 없고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에게 괜한 말로 위로하기 보다는, 그냥 침묵하며 깊은 위로를 담아 예를 갖추는 것이 훨씬 나을 때가 있습니다. 친한 사이라면 안아주고 등을 쓰다듬어 주는것이 더 낫습니다. 그 슬픔은 어떤 말로도 위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의금 부의금 부조금 봉투에 이름쓰는 법 알아보시려면 위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제가 잘 정리해두었습니다.!]
기타 장례식장 예의, 주의사항
1) 상주나 유가족에게 척하고 약수를 청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친한 사이라면 스킨쉽이 위로가 될 수 있으니 두손으로 손을 맞잡는다 든지 안아주는 등의 행동은 좋은 것 같습니다.
2) 조문객이 없으면 되도록 자리를 오래 지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조문객이 너무 없는 장례식장만큼 쓸쓸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조문객이 너무 많으면 적당히 앉아 있다가 일어서는 것이 좋습니다.
3) 너무 시끄럽게 말하거나, 너무 취해서 실수하지 않아야 합니다.
4) 술잔을 마주치며 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냥 다같이 잔을 들고 (잔을 모으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허공에서 잠깐 멈췄다가 자연스럽게 마시면 됩니다.
장례 소식을 처음 접했을때 지인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을 건내야할지 궁금하시면 위의 링크를 클릭해보세용!
잘 이해하셨지요? 조문 잘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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